주어진 대지는 15층 규모의 아파트 숲 주거단지이다. 그 언저리에 자리한 삼각형의 자투리땅에 아이들을 위한 건물을 지어야 했다. 주변의 아파트들은 기하학적인 무채색 도료로 감추어져 있다. 자연적인 시간의 경과를 전혀 포섭하지 못하고 재료의 물성이나 시간을 덮은 채 견고한 표면만을 드러낸다. 모던한 건물의 구조적 단순성과 시각적 우위에 반해 우리는 촉각적 재질을 강조하기 위해 건물을 3개의 매스로 분절하고 각기 다른 재료로 표현했다. 즉 한눈에 건물의 총체적인 느낌이 들어오고 매스를 부각하기 보다는 가까이 다가가서 건물의 표면을 이리저리 바라보고 배회를 유도한 것이다. 빛을 통한 재료의 굴곡은 시간의 변화와 볼륨을 변화시킨다.